2021. 6. 10. 13:15ㆍArt, Museum, Show
지난 뉴욕타임즈에 화려하게 소개된 야요이의 전시가, 뉴욕 브롱스에 위치한 보테니컬가든에서 열리고 있다.
보테니컬 가든은 우리가족도 종종 방문하곤 했지만, 갈때마다 전시면 전시, 시즌 행사면 행사, 어느것 하나 우릴 실망시킨적이 없었다. 모네의 가든과 보테니컬 가든을 콜라보 해서 열었던 오래전 모네의 전시도 너무 멋있었고(2012년 7월), 2017년 가을 펌킨쇼와 추훌리( Chihuly) 전시를 함께 계획했던 것도 환상적이였다. 매해 겨울에는, Train Show를 온실 안에 셋업해서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데, 정말 디테일하고 환상적인 미니어처 들은 매번 볼때마다 눈을 즐겁게 해줬다. 그 많은 installation들을 온실안에 심어져 있던 기존의 꽃, 나무들과 어울어서 설치되는데 결과물만 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성들여 쇼를 준비 했을지 짐작을 하고도 남게만든다.
이번엔, 야요이의 전시를 NYBG에서 연다고 하니, 기대를 안할수가 없었다.
야요이가 어렸을때, 일본에서 원예사업을 하던 할머니의 온실공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것이 그녀의 작업속에 많이 녹아 내려져 식물이나, 꽃에서 영감을 얻은것들이 많았고, 우주의 신비나 시공간의 영원함등, 초자연적인 이야기가 그녀의 작품의 주제로 많이 다뤄 지는데, 이런것들이 자연과 꽃과 온실을 모두 갖추고 있는 브롱스 보테니컬 가든이 어떤식으로 그녀의 작품과 조화를 이룰지, 또 그 조화가 얼마나 절묘할지, 티켓을 예약해놓고 한달 넘게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설레였었다.
마침, 아이들이 half day가 있었던 5월의 금요일 어느 오후. (주말 표는 벌써 다 팔리고, 주중에나 조금 남아 있었는데, 전시 보러 가자고 아이들 학교를 안보낼수도 없고. 절묘하게 아이들이 반나절만 하는 금요일의 티켓이 남아 있어, '애들 점심 후딱 먹이고 출발하면 되겠다' 싶어 2:30표로 4장 예약!)
날이 화창하면 너무 좋았을텐데, 우리가 저녁을 예약해놓은 시간에 저녁먹고 나와 버리면, 딱 비가 주룩주룩 올꺼라는 일기예보.
그래도, 우산 4개 바리바리 다 싸들고, 출발.
가는시간 1시간.
입구를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Mertz Library빌딩이 있고, 그곳에서부터 전시가 시작 된다. 야요이의 전시를 알리는 노란바탕의 검정 dot으로 디자인한 빌보드가 위풍당당하게 걸려 있었다.
단 아쉬웠던 점은, 로비에 설치되어있던 이작품! 개인적으론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진 작품인데, 그 어디에도 제목이 안붙어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 더 로비에 설치되어 있었던 이 작품.
Soft Sculpture 야요이는 자신의 작품에, 환경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해서 만들기도 했는데, 이작품이 그런것들중 하나. 천, 가죽, stuffed fabric 등을 바느질해서 만들었는데, 1980년대 후반부터 이런 괴물스런 자연물을 형상화한 모습이 그녀의 작품에 많이 등장하고, 더불어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dot들로 장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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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 E, 2018 | Flower E, 2018 | Flower Bud Opening to the Heaven |
생활속환경 소재라, 집에 놓고 감상하기에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저리 큰걸 놓고 감상하고 살라믄, 대~~ 저택에 살아야 가능하겠지 싶다.
로비를 지나 room 안으로도 전시가 이어지는데, 이곳부터는 촬영을 금해서 사진을 남길수가 없었다.
다시 라이브러리를 나와 빌딩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굽어 걸어가면, Ross Gallery가 나오고 전시가 계속된다 해서 가보았지만, 생각보다 볼만한것은 없었고, 만약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스킵하고 지나가도 될만하다.
다만, Ross Galley에서 보고 느낀점은, '세월앞엔 장사 없다'는 진리...
그녀도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젊은시절이 당.연.히. 있었다. 사실 지금의 모습은, 뭔가 고집이 무척이나 셀것같고, 말도 잘 안할것처럼 생긴 인상을 품고있는 그녀인데, 그녀의 젊은시절모습에선 찾아보기 힘든 부분인것같아 조금 놀람. (사실은 이사람이 이사람 맞나,,,? 한참을 비교하고 있었다. 어디가 닮았지,,,? 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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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 New York -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했던 모습 | 1967 San Fransisco : 행위예술을 하고있는 그녀의 모습을 필름에 담은것. 이때부터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닷을 열심히 어필 하고 있는중. | 그리고, 지금은 92세의 나이에 서있는 그녀의 노년 모습. (이것도 요즘이 아닌 더 젊어서의 모습인듯 하다. ) |
여기까지 보고, 다시 NYBG의 입구쪽을 향해 나와, 본격적인 전시를 보기로.
Mosholu 입구 (보테니컬가든에 있는 몇개의 출입구중 하나. )를 뒤로 하고 걷다보면, Ascension of Polka Dots on the Trees 들을 보게된다.
이런식으로 천을 이용한 조형물들은, 작품을 어떻게 관리 하는지 다시 궁금해 진다.
2005년 센트럴 팍에서는 The Gate라는 설치 작품이 선보인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이 질문이 스쳐 지나갔었던게 기억이 난다.
이렇게 설치했던 천은 거두어서 나중에 또 다른 전시공간에서 사용할까? 설마, 아니겠지? 설치 기간동안 비, 바람, 먼지 등에 노출되었던건데, 다시 또 재사용 하진 않겠지,,, 싶다. 아뭏튼 야요이의 이 작품도 가까이서 보면, 완전 새것같은 천위에 프린트도 선명하고, 전에 사용했었을것같은 더러움은 절대 찾아볼수 없다.
Polka Dots on the Trees 들을 뒤로하며 계속 걷다보면, 비닐하우스 같은것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역시나, 멀리서 보면, 뭔가 dot으로 정신없이 페인트 된거 같아 보여, 그녀의 작품중 하나구나! 하는생각이 들게 된다.
작품 제목은 Flower Obsession.
Staff가 나눠주는 스티커를 한장씩 받아들고, 구조물 안에 들어가서 어디든 원하는곳이 덕지덕지 붙여주면 그만인것. 관람객들이 그녀의 작품속으로 들어와 시시각각 그녀의 작품을 직접 변화시키는일을 해보는것.
신선한 발상인거 같아 좋았고, 서치를 해보니, 이 제목으로 그동안 해왔던 다른작품들도 볼수 있었는데, 컨셉은 같지만, 항상 같은모습은 아니여서 그런지 더 신선하고 재밌는 작품인것 같다. 실내엔, 일반 생활속의 가구나, 집기들이 그대로 설치되어 있고, 그 위에 그냥 나눠받은 스티커를 관람객들이 붙여놓고 떠나는 것인데, 한참 쌓여모인 스티커들의 조합은, 그 모습이 환상적인 분위기까지 자아낸다. 야요이의 어린시절 그린하우스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고 했던것처럼, 이 작품또한 그런점이 충분히 반영된듯하다.
하우스를 나와 계속 걷다보면 이렇게 파랗고 이쁜 불가사리를 만나게 되는데,,,
와~~ 멋있다,, 하면서 신나게 사진을 찍고나서 알게된 사실,,, 작품의 뒷면을 보면서 감탄했던것! ㅎㅎㅎㅎㅎ
반바퀴 돌아가면, 그녀의 대표작중 하나인, "I Want to Fly to the Universe".
다음에 소개될 Dancing Pumpkin 과 함께 2020년 작으로, 이번 보테니컬 가든에서의 전시가 데뷔무대라고 한다.
멍때리면서 감상하다, 사진찍다, 하다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한다. 저 불가사리 모습의 꽃은 왜 우주로 날아가고 싶었을까? 저 모습이 과연 역동하며 하늘을 날고싶어하는 피조물의 몸짓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을까? (딱 봐도 날고싶은 꽃모양의 불가사리! 라는 생각이 드나?)등등등....
이렇게 "I Want to Fly to the Universe" 를 감상하다 방향을 다시 잡으면, Pumpkins Screaming about Love beyond Infinity를 감상할수 있는 실내로 들어갈수 있는데, 촬영이 금지되었던 곳이라, 사진을 못남겨서 아쉽다.
육면체의 유리거울방에 조명과 함께 설치된 노란바디, 검정 폴카닷의 펌킨들이 설치되어있는데, infinity라는 말이 정말 딱 어울릴정도로, 끝도없이 반사되는 펌킨들의 모습에 잠시 멍~~ 정말 펌킨들과 무한한 공간 어디론가 빨려 들어갔다 나오는듯한 오묘한 느낌!
살벌한 가드들의 감시를 받으며(사진 찍지 말랬는데, 찍을까봐,) 이 작품 하나만 딸랑 감상하도록 만든 방을 나와서, 그녀의 작품 주제와 너무 걸맞게 전시됬을꺼란 기대를 맘껏 갖게 만드는 Haupt Conservatory Galleries로 향했다.
가는길에 아름답고 정성스럽게 잘 가꾸어진 가든들은, 봄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는 요즘, 너도나도 신기하고 아름다운 모습의 꽃을 활짝활짝 피워내고 있었다... '저좀 봐주고 가세요 저좀 봐주고 가세요' 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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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Conservatory 안으로 입장.
보테니컬가든의 이 온실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작품. 추휼리 작품전시 이후로, 두번째 인것 같다.
흠... 그런데,, 어떤 면에선,,, 동물을 잡아 먹기도 한다는 (물론 잘못된 정보) 식물로 알려진 라플레시아 라는 꽃과 많이 흡사해 보이는것 같기도 하고,,,
쿠사마 가든패스를 따라 걷다보면, 이렇게 환상적이고 몽한적인 작품이 아름다운 꽃풀숲 사이에 고결하게 안치 되어 있다.
그리고 온실에서 나와 밖으로 이어지는 연못에 설치된 "Hyum of Life-Tulips"
그래.. 아무리 봐도, 그꽃을 연상 시킨다닌깐,,,
그리고,
"Dancing Pumpkin"!
작품의 둘레를 360도 삥 돌아가며 감상할수도 있고, 안으로 직접 들어가 감상할수도 있게 되어 있었다.
전체를 한번 돌아가면서 보면, 정말 저 펌킨의 몸이 춤을 추려는 발로 여러개 갈리 갈리 갈라져, 리듬에 맞게 따다닥, 따다닥, 춤을 추고 있는것만 같은 리듬감이 느껴진다. 역시 자연의 creature의 하나인, 문어가 살짝 연상되기도 하지만, 뭔가 흥이난 피조물이 리듬에 맞춰 몸을 들썩 거리고 있다는 느낌은 확실히 전달 받았다. 감상하는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 이렇게 저렇게 반사되는 내 모습을 찾아보는것도 재밌다.
여러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들어가지 못하도록, 여기에도 지킴이 아저씨가 한명씩 한명씩 들여보내주고 있었다.
우린, 여기까지 본후, 저녁을 예약한 가든 그릴로.
다행인지 아닌지, 먹으러 들어가자마자 부터 굵은 빗물방울이 후두둑 후두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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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있지만, 양은 참 작은 스타일! (미국 레스토랑에서 내가 남기지 않고 싹싹 다 그릇을 비워먹은적은 손에 꼽을만 한데, 이번에도 꼽힘!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계속 쏟아지는 비, 그리고 급격히 떨어진 기온으로 더이상 구경하기 힘들어 이날의 감삼은 여기서 마무리 짓게 되었다.
날씨만 조금더 도와 줬어도, 가든도 구석구석 다 돌아보고 그랬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코로나로 뉴욕은 거의 '정지' 상태로 지난 일년을 보냈었는데, 그 와중에도 이렇게 그녀의 전시가 차근차근 준비를 마치고, 백신맞은 관람객을 맞이할수 있게 되어 참 다행이다 싶었다. 우리도 정말 오랜만에 외출다운 외출 해보고, 코로나 1년이후, 두번째로 공공 레스토랑가서 밥도 먹어 봤네! 아,, 정말 지난 일년을 그렇게 갖혀 살았던 우리가 너무 불쌍 했고, 애들은 더 불쌍했고, 앞으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할텐데 싶다. 아,,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했다. 부디 이런 좋은 공연, 전시, 여행, 자유롭게 예전처럼 다닐수 있는 그런날이 다시 더 빨리 오길 바라면서, 노령의 나이에도 예술의 혼을 태우는 그녀의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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