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7. 01:57ㆍArt, Museum, Show
어린시절, 멋모르고 본 디즈니 만화 영화에 한번쯤 넔을 뺏겨본적이 많이 있었나?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직접 가까이 두고 키워보면서, 나도 물론 어린시절 그런 경험을 해봤지만, 우리아이들도 가끔 그렇게 넔을 잃고 쳐다보곤 한다.
내 어릴적은 지금처럼 그렇게 넘처나는 영상들의 대홍수속도 아니였고, 그나마 디즈니가 거의 유일했던 어린이 만화영화계의 공급처라 일년에 겨우 한편의 새 영화를 내놓는 그들의 스케줄을 항상 목빠지게 기다려야 했었다.
나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
꼴랑 (물론 나중에 디지니필름의 역사와 탁월성을 공부하게 된 이후론 이런 '꼴랑'이란 단어는 절대 갖다 걸어놓지 않지만) 어린이 만화 영화한편을 보고서, 가슴벅차는 꿈을 꾸고, 표현할수 없는 공감으로 눈시울이 뜨거워 지다못해 손등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야 하고, 결국엔 영화가 한편 끝날 때쯤엔 '난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게 했던,, 그런 시간이 있었지만, 이런 내 감정을 누구와 선뜻 순수하게 꺼내들고 이야기 하진 못했다. 아마도, 웬지모를 별로 위풍당당해 보이니 않을꺼야라는 생각이 있었고, 내가 뭐, "나는 뇌수술 전문의사나 우주탐험 과학자가 될거야"를 하는 말보다 훨씬 보잘것없고,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그런 주제일 거라는 선입견 때문이였던거 같다.
그런데 과연 그랬을까?
결국엔 다들 최상의 목표, 또 최상의 목표를 향해 경쟁하고 달리고 치열하게 싸우고 하는게,,, 결국은 본인의 행복이나 자아실현을 위한것이 아닌가? 물론 최고급 식당에서 비싼 식사를 하면서 여러사람이 편히 시중들어주는 최고급 호텔에서 지내며 간만의 휴가를 정말 왕처럼 지내볼수 있는게 물론 돈! 이겠으나, 그들도 결국 돈을 쫒은 이유는 자신의 자아실현을 위한것이 아니였을까?
자아실현. 그냥 나는 내가 좋아하는것, 유일하게 최고로 잘할수 있는, 세상과의 소통방식이 내게도 '그림'이였는데,,,,
수많은 변명을 들이대면서 내가 그걸 할수 없는 이유를 정말 누구말대로 창조적으로 갖다 붙이고 있었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것.
내가 너무 되고 싶었던것,
궁극적으로 항상 머릿속에 그렸던 내 행복한 모습의 그림을,,, 하나한 포기하고,,,
그리고 더이상은 이제 꿈꿀수 없어 포기해야 하나? 하고 생각할 이즈음에, 아주아주 작게 남아 겨우 불씨가 가랑가랑 남아있는 내 열정에 다시 불을 밝혀보게 했던 영상을 보게되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새로 시작하고있는 "SKETCHBOOK" 시리즈. 디즈니 플러스에서 얼마전 시작한 재미있는 쇼.
현직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이 한명씩 나와, 디즈니 케릭터 하나씩을 그리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관련된 분야에 꿈을 키워나가는 아이들? 사람들에겐 너무나도 보석같은 이야기가 될만한 이야기들을 사이사이 엮어 기획한 작품이였다.
각편은 20분 남짓 가량의 길이로 편집되어 있고, 오롯이 그 한 애니메이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물론 그려서 보여주는과정이 가미된 스케치 장면도 너무 흥미롭다. 그렇다고 꼭 자기가 만든 케릭터를 그리는것 아니고, 자기가 만들었던게 안닌, 아주 옛날 히스토릭한 케릭터를 데려와 그걸 그리는 데모를 보이기도 한다.
나도 항상 궁금한 부분이기도 했다. 물론 그동안 책이나 영상물에서 종종 본적이 있기에, 애니메이터들이 과연 선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정말 한두번 스케치한 선으로 완벽한 선을 만들어 내는지,, (아님 나처럼 수도없이 몇번의 애매하고 확실하지 못한 선을 그리고 나서야,그중에 겨우 한개의 확실한 선을 선택하는 것인지,, 정말 궁금 했는데, ) 이 시리즈를 보면서 느낀건, 이들도 (이렇게 훌륭한 애니메이터들도, )정말 나랑 똑같이 그렇게 하는구나! 하는것.
수도없이 unsure한 선을 살짝살짝 그려서 후보자 선을 많이도 만든후, 그중 하나를 선택한다는것. 그리고 내 기대처럼 처음부터 정말 강력하고 힘있고, 맛이 달려있는 그런 당찬 선으로 그려대는것이 아니라, 맛없어 보이고, 힘없어 보이고,,, 자신없어 보이는 선을 수도없이 그은후, 결국에 하나의 완성품을 보기좋게 만들어 내는구나!! 하는걸 알았다.
(그런데, Jin Kim의 드로잉선은 정말 남달랐다! 자잘한 후보선을 그릴때에도, 힘이 있었고, 분명했으며, 노련함과 자신감, 리듬감과 거기에 맛도 들어 있었다. 역시 정말 훌륭했다!)
원래 디즈니, 마블, 기타 영화들에 완전 덕후힌 신랑의 추천 알고리즘으로 처음 알게된 시리즈였고, 반신반의하며 보기 시작했는데 점점 빠져드는건 시간 문제 였다. 한편한편 정복해 가면서, '한국분도 계신데 그분은 안나오시나?' 막연히 기대를 했었다. 아님 벌써 오래전이니, 이제 떠나셨을지도 모르는데 생각했었다.
아니였다, 아직도 건재히 디즈니에 계셨다!! 너무 반가웠다. 이분의 이야기는 예전부터 여러 매체애서 읽고 본적이 있어, 너무 잘알고 있었다.
어렸을때부터 그림그리는걸 좋아하고, 전공을 하고 싶어 했는데, 부보님은 반신반의하셨던 분위기. 이분의 아버지도 그림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한국전쟁이 터지며 군에 입대 해야 했고, 꿈을 접어야 했다고 한다. 사실, 그냥 전쟁이나 기아가 없는 시절의 한국에 태어났었던것 자채많으로도 사실 수없이 많은 행운을 안고 태어난 새대가 아닌가 싶다. 난 정말 꿈이 많았고, 해보고싶은걸 못하고 그냥 넘어가면 너무 후회가 막심할것같은 생각이 가득한 난데,, 전쟁이나, 그밖의 다른 이유로 내꿈을 시도해보기 조차 못하는 운명이였다면 얼마나 절망 스럽게 남은 인생을 살아내야 했을까...
그의 아버지도 당신이 못한 꿈을 아들이 이뤄보고 싶다니, 반가우면서도, '밥이나 벌어먹을수 있을까'의심을 하셨었나보다. 그러다 그의 꿈을 접어버려야 할 순간이 닥치는데, 생맥이라는 사실을 고등학교때 검사하며 알게 되었고, 그때당시에는(사실 우리때만해도 그런건 없었던거 같은데) 생맥이라고 판정되면, 지원할수 없는 대학의 꽈가 많았다고, 당연 미대에는 지원할수 없는 상태.
꿈을 잠시 접고 경제학과에 지원했지만, 완전히 버릴수만은 없었던 그 꿈주위를 계속 맴돌았다고. 그러던 어느날, 동생이 신문기사 하나를 오려 보여줬는데, 아마 애니메이션 하청 사업을 한창 하던 시절의 한국에서 원화가를 찾고 있다는 광고 였다 보다.
그때부터 실제 조금씩 꿈에 다가갈수있는 문이 열리기 시작했고, 이건 내가 다른인터뷰에서 들었던 것이지만, 그렇게 성업하던 한국 스튜디오가, 아마 케나다로 옮겨가게 되었다고 했던것 같다. 그나마 파견되어 나와있던 외국인 애니메이터는 본국으로 다시 리턴해 가서 계속 케나다 스튜디오에서 일할수 있었는데, 마침 그와 친하게 잘 지내고 있었던 김상진씨를 같이 데리고 가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알고 있다. 그렇게 케나다 생활이 시작되고, 당연 포트폴리오도 점점 늘여가고, 실력도 향상되며, 경력을 쌓을때즈음, 디즈니 본사에 자리가 있다는 공고를 보게되었고 정말 의심스러웠지만, 시도라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포트롤리오를 넘겼던것.
당연히 길은 열렸고, 수없이 아름다운 작품을 그렸으며, 그중에서도 대히트중에도 대히트를 쳤던 프로즌의 엘사를 디자인 했던것!!
김상진씨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초등학교시절에 보았던 피터펜영화의 환상적인 장면에 완전히 사로잡혔던 기억을 소개 한다. 주인공들이 런던의 밤하늘을 너무나도 자유롭게 비행하던 장면을 보고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그리고 켑틴훅의 손가락이라곤 훅 한개인뿐인 케릭터가 얼마나 많은 매력이의 케릭터였는지, 생생하게 기억 하는데, 디즈니에서 합격여부를 가르기전 테스트를 보자고 제의한 작품이 바로 켑틴훅의 케릭터 디자인 이였다고 한다. '아!! 이런 우연은 뭔가!' 가슴 떨리며 테스트를 치뤘고, 당당히 합격 했던것!
나는 몇해전,,, 아,, 난 정말 내 꿈에 가까이 갈줄 알았는데 반도 못가서 떨어져 나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무척 우울했던 기억이 있다.
이 쇼를 보면서 다시 내 고정관념을 깰수 있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 다시 내 꿈에 도전장을 디밀겠다는 말은 아니지만, )얼마나 노련한 거장이 되어서야 비로서 제대로된 빛을 발하는 위대한 애니메이터들이 되는지,확인 할수 있었다.
픽사에도 그렇지만, 지금 디즈니에도, 그리도 과거 디즈니에도, 정말 노련한 노장들의 건재함이 아직도 남아있다. 물론 갓 대학교를 졸업한 날렵하고 파릇파릇안 애니메이터들도 많지만, 그와 거의 같은 비율로, 노장들도 참 많다.
이 시리즈에서도 노장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만나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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