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12. 09:49ㆍParenting
번듯한 휴가란걸 계획해 보기 힘든 요즘, 가성비도 좋고, 아이들에게도 스트레스지수를 좀 낮춰줄수 있는 최상의 방법중 하나인, \바닷가로 놀러 가기.
집에서 짧게는 1시간 반정도, 길게는 2시간 운전하면 닿을수 있는 beach를 매년 너무 바빠, 정말 일년내 여름철에 한번, 많으면 두번, 아니, 두번정도 바다를 찾은경운 정말 손에 꼽을정도고, 일년에 겨우 한번 갔던것 같다. (매년 달별로, 날짜별로 제목을 적고 정리해논 내 앨범홀더를 보면 알수 있다.)그랬던것이, 코로나가 극성이였던 작년엔, 두번정도 갔었던것 같고, 올해는 벌써 세번째 beach 나들이!
별것도 없는 바닷가에서 파도타며 노는게 왜 그렇게 재밌을까? 아마, 한번도 같은적이 없는 파도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거기에, 이젠 좀 큰 아이들을 멀찍히 떨어져서 relax하며 beach chair에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며 사진이나 찍어주는 여유를 누릴수 있는것도 인생 보너스. 그덕에 삐그덕거리는 몸뚱이와 허옇게 물들어가는 머리카락을 얻었지만.)
어떤때는 무지 거셀것같은 파도가 별로 큰 물거품없이 시시하게 꺼지기도 하고, 잠깐 얼굴돌리고 말하는 사이에 뒷통수에서 후려치는 거센파도에 물을 먹기도 하고, 일부로 힘차게 몰려오는 파도에 용감하게 맞서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파도랑 놀다보면 한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리는거 같다. 파도의 변화무쌍한 모습이, 꼭 우리 인생사 같기도 하고..... ㅎ
이날은 조금 다르게 출발해봤다. 항상 12시 이전에 도착하는걸 계획하고 떠났었지만, (그래야 파킹할 자리를 확보할수 있어서.) 아예 이날은 느즈막히 준비해서 떠나, 사람들이 집으로 많이 돌아가기시작하는 오후 4시쯔음에 도착할 계획을 잡은것.
예상대로, 바다 근처로 차댈곳도 하나둘 자리가 비워져 있었고, 한창 놀던 오후 5, 6시쯤엔, 사람이 거의 없는 한산한 모래사장에서 쉴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항상그렇듯, 단점도 있다. 아예 날이 확 덥지 않은날이면, 이런시간대는 좀 쌀쌀하기까지 하다는것. (바다 물은 많이 데워져서 오히려 좋긴 했지만. (입장료, 10살 아이까진 뮤료, 그 이후부턴 어른이고 애고, 무조건 12불. 우리네식구 36불. 파킹은 포함 안돼있고, 가드가 있는 시간인 5:30인가 까지만, 입장료를 받는다. 요금관련규정은 같은 NJ 안이라도, beach마다 조금씩 다르다.)
요즘 NJ날씨는 조금 이상해 지고 있다.
마치 한국의 장마를 여기서도 경험하는듯한.(그렇게 축축한 날만 계속되는건 아니지만,) 비오는날이 많아졌다.(그래서 화단에 일부러 물을 더 주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되어 좋다.) 꼭 미니 태풍을 연상시키는 거센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게릴라성 폭우가 자주 온다.
이날도 비소식은 없었지만, 갑자기 먹구름이 꾸룽꾸룽 밀려 오더니, 빗방을 한두방을 떨어뜨리고,,, 다행히 오래가지않고 멈춰 줬지만.
어느정도 진이 좀 빠지게, 모래에서 놀다, 물에 들어가서 놀다 여러번 반복.
슬슬 배가 고파 올 즈음해서 파장하고 해변을 나왔다.
집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기엔 너무 늦은시간이라, 근처에서 해결하고 가려고 했는데, 코비드 덕에, 예약은 거의 필수, 찾아보니 가까운 시간내에 가능한 레스토랑이 없어보였다.
배고프다고 아우성칠게 뻔한 애들을 데리고 두어시간 또 차로 이동할 생각을 하니, 그냥 여기서 뭐라도 먹고 가는게 나을것 같아, 혹시, 하는 마음에 로컬 레스토랑을 두리번 거렸는데, 다행히 '우리 너무 바빠서 지금 예약전화도 못받을 지경이야, 그냥 이렇게 들어온게 잘한거야' 하면서 맞이해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었다.
큰 기대 없이 그냥 배만 채우고 갈 생각으로 음식을 시켰고, 너무나도 바쁜 레스토랑에선 음식을 내오는 시간도 당연 느릿. 시장이 반찬이라고, 이제나 저제나 음식이 나올까,,,자기들이 시킨 사랑하는 파스타를 눈빠지게 기다렸다가, 맛있게 먹고 느즈막히 자리를 떠났다.
차에 앉아 벨트를 맨 막내가 하는말이 걸작 이였다.
'Mom! I feel like I'm rich!' 하는거다. ㅎㅎ 듣고나서, 1초후, 생각의 회로가 내머릿속을 한바퀴 돌고나서야 웃음이 빵 터졌다.
배고파 죽겠는데, 배부르게 배를 채우고 나서, 너무 만족한 자기의 지금 기분이, 마치 세상 부러울것없이 너무 행복한? 그런 부자가 된 기분이란말을 한것이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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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코로나 이후로 물가가 다 많이 올랐다. 레스토랑에서 우리 네식구 먹고 냈었던 bill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25%-40% 정도는 더 나오는것 같다.)
그래,,, 세상 사는거 뭐 별거 있을까?
배고플때 먹고싶은거, 만족스럽게 먹고, 큰숨 내려쉴때, 그때가 행복한 순간들중 하나겠지.
어느 누구는 한참 어린 두 아이 육아하며 깜박 쇼파에서 잠이 들었다가 깼는데, 두 아이를 양쪽 팔에 끼고 잠든걸 알았고, 창밖에 놀이 지고 있는걸 보게 되었는데, 그때가 너무 행복했다고 하고, 어느누구는 행복이란게 항상 늘 있는게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무덤히 살다가 아주 작은 잠깐의 순간에 느낄수 있는 그런감정이 행복이라고 한다.
이런말 들으며, 나도 내가 행복했을때가 언제였는지 내 기억을 더듬더듬, 짚어보기도 했었다.
큰아이가 뒤뚱뒤뚱 걷기 시작했을때, 데이케어서 아이를 픽업을 하고, 옆에있는 기차역에 곧 남편이 내릴 기차 시간을 기다리다가, 아빠가 내리면, 그 아빠를 알아차리곤 아빠를 향해 뒤뚱뒤뚱 달려가 양팔을 벌리고 아빠에게 달려 안기던, 그 모습을 보던때 참 행복 했었다.
조금더 나은 직장에 나은 연봉을 받고 다닐수 있게, 인터뷰 합격 전화를 받았을때도 정말 행복했었고, (그러다 첫 출근하는 아침에, 극심한 두려움으로 첫 미국 직장을 어떻게 다니나가 급 걱정되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래서 행복과 불행은 항상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도 했던가!)
아뭏든, 오늘의 미션도 완료!
애들도 나도, 바닷바람 콧속에 넣고 차타고 나갔다 온것만으로도 다음주 또 한주 버틸힘 충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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